
가파도로 떠나는 첫 발걸음
아침이 밝았을 때, 제주공항에서 내리는 바람은 차갑고 상쾌했다. 비행기 안에서도 가파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만 갔다.
제주 고아웃에 다친 발목 때문에 조금 힘들었지만, 승수와 함께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작은 주먹밥 하나를 먹으며 공항을 빠져나오자 새벽의 시원함이 마음까지 풀어냈다.
버스 타고 운진항으로 가는 길은 예상보다 짧았지만, 도중에 마라도 가는 배가 늦게 출발하더니 나는 일찍 탑승을 바꿔야 했다. 이 과정에서 승수와의 작은 다툼도 있었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며 웃으며 끝났다.
운진항에는 짐 맡길 곳이 없어서 창가에 남은 한 자리에 가방을 두고 마라도로 향했다. 그때 바다 위 파도가 거칠어졌는데, 나는 멍하니 바라보며 젖은 발목을 감싸는 손을 놓지 않았다.
마라도에서 30분 정도 항해를 즐긴 뒤, 물결이 부드러워지는 순간에 잠시 눈을 감아 보았다. 그때 비행기보다도 더 멀리 느껴졌던 바다의 깊이를 상상했다.
가파도의 매력적인 첫인상
마라도를 내려와 가파도를 향해 배를 타면, 물보라 속에 숨은 섬이 눈앞에 펼쳐진다. 내가 잡아온 한 마리 오징어는 입 안에서 터지는 해산물의 신선함을 선사했다.
가파도 도착 직후 가게된 매점에서는 핫도그와 맥주를 즐겼다. 바람이 부드럽게 불었고, 그때 느낀 평온은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이었다.
그리고 길을 따라 걷다가 만난 코스모스 밭에서 눈부신 색채가 내 마음까지 빛났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사이로 펼쳐진 화려한 꽃들이 마치 꿈속처럼 느껴졌다.
그 뒤를 이어 태봉왓 캠핑장을 찾았다. 여기서는 해산물의 향이 가득했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눴다.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노을을 감상하며, 스쿠터를 빌려서 멀리 떨어진 해안선을 따라 걷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별빛이 반짝이는 밤에 나는 내 발걸음 소리를 듣으며 여행의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가파도에서 경험한 자연과 문화
하루 동안 가파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풍경을 감상했다. 산방산 전망대에서는 한눈에 펼쳐지는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경치를 볼 수 있었다.
그 곳에는 소망전망대가 있었고,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은 언제나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 가파도의 풍경을 담아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었다.
또한 마라도와 가까운 섬이므로 해양 생물도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바다 속에 숨겨진 비밀들을 상상했다.
가파도의 식사는 단순하지만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만든 음식이 인상적이었다. 해산물 파스타와 함께 즐긴 차 한 잔은 그 날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그날 밤, 캠핑장 주변에서 들려오는 반딧불 소리 속에 잠시 멈춰서 생각했다. 여행이란 결국 새로운 사람과 장소가 만들어내는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가는 과정이다.
가파도와 마라도를 연결하는 순간
가파도에서 배를 타고 다시 마라도로 향할 때, 두 섬 사이에 놓인 바다의 파도가 눈부셨다. 이때 나는 잠시 숨을 고르며 물결 속에서 느껴지는 차분함을 즐겼다.
마라도의 해안가에서는 낚싯대를 던지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여유로운 모습은 바쁜 일상과 다른 세계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마라도에서 가파도까지 이어지는 경로는 짧지만, 두 섬의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였다.
그날 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가 텐트를 치고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되새겼다. 물결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내 마음까지 진정시켜 주었다.
아래로 내려오면서 가파도와 마라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들을 지나면, 또 다른 바다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때마다 새로운 감동이 찾아온다.
가파도의 여유를 느낀 마지막 순간
해가 질 무렵 가파도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섬 주변으로 펼쳐진 바다의 색은 금빛과 주홍색을 띠며 눈부셨다.
저녁 식사로는 해산물 플래터를 주문했다. 싱싱한 오징어와 조개가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그 맛은 가파도 여행의 마지막 한 끼였다.
식후에는 캠핑장 주변을 산책하며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모습을 감상했다. 바람이 부드럽게 스치는 가운데, 내 마음은 평온해졌다.
마지막으로 텐트 안에서 잠시 눈을 감으며 오늘 하루를 돌아보았다. 가파도는 단순한 섬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새로운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다리였다.
다음 여행이 언제 올지 모르지만, 이곳 가파도와 마라도의 추억은 오랫동안 내 안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또 다른 모험을 꿈꾸며 잠들었다.